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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책

[책] 매혹하는 식물의 뇌

by consolas 2020. 6. 16.

제목

매혹하는 식물의 뇌 - 식물의 지능과 감각의 비밀을 풀다

Brilliant Green: The Surprising History and Science of Plant Intelligence

저자

스테파노 만쿠소 Stefano Mancuso

리뷰

식물이 감각하고 세상과 소통하는 것에 대한 흥미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책이다. 도입부에서 식물은 인간 없이 생존할 수 있으나 인간은 식물 없이 생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저자는 우리가 동물보다 식물을 등한시하는 이유에 대해 "우리가 식물에 너무 의존하고 있는 나머지 식물에 종속되어 있다는 느낌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것"이라 표현한다.

모듈화 된 조직의 첫 번째 이점은 몸의 일부분을 초식동물에게 뜯어 먹혀도 생명에 지장이 없을 뿐 아니라,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뇌가 없어도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이처럼 매우 특별한 생리 때문에 식물은 몸의 상당 부분을 잃어도 생명에 지장이 없다. - <2장 우리에게 낯선 식물의 모습> 중에

인간이나 다른 동물들과 다르게 식물은 자신의 일부가 손상 되어도 식물 자체가 소멸되지 않는다. 물론 인간도 일부분이 손상되어도 살아갈 수는 있으나 식물의 정교함과는 달라 보인다. "식물은 하나의 군집이다."이란 관점은 동물이 하나의 개체로 인식된다면 식물은 그 개체들의 합으로써 존재한다는 시각이다.

'빛 또는 시자극을 감지한다'는 관점에서 보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식물은 시각을 보유하고 있으며 나름의 방법으로 훌륭하게 발달시켜왔다고 볼 수 있다.... 미모사 잎은 물에 잠기거나 바람에 날리는 경우에는 꿈쩍도 하지 않으며, 오직 뭔가가 직접 닿을 때만 닫힌다. 미모사들은 카트의 진동이 위험하지 않다는 사실을 금세 학습하고 에너지 낭비를 줄이기 위해 쓸데없이 잎을 닫는 행동을 중단한다. ... 식물은 인간과 다른 매질, 즉 땅을 이용하여 음파를 포착한다. - <3장. 식물이 세상을 감각하는 방법> 중에

눈이 없는 식물이 눈의 기능을 가지고 있으며 식물마다 다양한 방식으로 외부와 상호작용을 한다는 설명이 흥미롭다. 특히 환경에 적응하여 행동을 변화시키는 미모사의 예를 통해 일반적으로 인간의 눈을 통해 포착할 수 없는 식물의 움직임과 변화를 알 수 있다.

곤충의 후각을 이요하여 사기를 치는 식물들은 엄청나게 많다. - <4장. 식물이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 중에

저자는 식물과 곤충과의 관계에 대해 자세히 묘사한다. 식물은 곤충을 끌여들어 자신의 목적을 달성한다. 식물이 곤충을 끌어들이기 위해 사용되는 에너지는 그만큼 식물이 얻는 것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식물은 중앙통제기능을 수행하는 하나의 인지기관(뇌) 대신, 일종의 분산 지능을 진화시켰다. ... 수면운동(nyctinasty)는 잎과 꽃의 위치가 밤낮으로 바뀌는 현상이다. 식물의 잎이 야간에 취하는 자세는 발아 (germination) 시의 자세와 동일하다. - <5장. 지능을 가진 생명체, 식물> 중에

식물의 분산지능은 식물이 지구에서 오래도록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이다. 식물은 생각보다 복잡한 존재이며 다양한 방식으로 인간을 비롯한 세상과 상호작용 중이다. 잠을 자지 않을 거라 생각했던 식물이 사실은 잠을 자고 있었다는 사실은 놀랍다.

식물은 태양에 의존하고, 동물은 식물에 의존한다. 따라서 식물은 태양과 동물을 이어주는 매개자이며, 나아가 모든 생물의 활동을 태양과 이어주는 연결고리라 할 수 있다.

식물은 인간과 분리될 수 없는 인간에게 필수불가결한 존재이다. 마음이 복잡할 때 식물이 많은 정원이나 공원 혹은 숲을 갔을 때 마음이 맑아지는 것 이상으로 식물은 인간에게 정서적으로 물리적으로 이로움을 제공해 준다. 아직도 식물에 대한 연구는 많이 남아 있다 하니, 또 어떤 새로운 점들이 연구되어 나올지 궁금하다.

이 책은 목차만 보더라도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확연히 알 수 있다. 평소에 주변에서 무심히 지나쳤던 식물에 대해 조금은 다른 시각으로 볼 수 있는 관점에 대해 책은 제안한다. 산을 좋아하는 나로서 이 책을 읽으면서 산에서 만나는 식물들에 대한 시각이 조금은 더 풍부해졌다.